엡스타인의 자살 île d'Epstein

by LEE posted Jun 08,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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엡스타인의 이야기를 영화로 만든 것이 코프라 감독의 마지막작품이 된 eye wide shot 이 었다.

그의 죽음은 카발과 영향력있는 사람들의 사생활, 그리고 아동 성 착취등.


 ‘아이즈 와이드 셧’ 개봉 앞두고 사망…스탠리 큐브릭 둘러싼 음모론

[일요신문] 음모론에 가장 근접해 있던, 혹은 시달렸던 영화감독은 누구일까? 아마도 스탠리 큐브릭이 아닐까 싶다. 영화사상 가장 뛰어난 테크니션이었으며 시대를 앞서간 시네아스트였던 그의 작품들은 강렬하면서도 때론 모호하고, 장르 영화인 것 같으면서도 그 모든 한계를 벗어난 듯한 걸작들이었다. 자신의 마지막 영화인 ‘아이즈 와이드 셧’(1999)이 개봉되기 4개월 전에 71세의 나이로 갑자기 세상을 떠난 그의 영화 경력은, 한편으론 미스터리였다. 그것은 음모론자들의 의심 때문이었고, 아직도 적잖은 사람들은 그 의심을 풀지 않고 있다.



1971년에 내놓은 ‘시계 태엽 오렌지’도 음모이론의 대상이 되었다. 근미래를 배경으로 하는 이 영화에서 주인공 알렉스(말콤 맥도웰 분)는 영상을 통한 세뇌 과정을 통해 폭력성을 제거 당하는데, 그 광경은 CIA의 인간 통제 실험이었던 MK울트라와 흡사했다. 실제로 자행되었다는 것이 공식적으로 밝혀진 이 프로젝트는 ‘본 아이덴티티’나 ‘컨스피러시’ 같은 영화의 소재가 되기도 했다. ‘시계 태엽 오렌지’는 그 조상격인 셈인데, 이 영화가 개봉되자 음모론자들은 큐브릭이 NASA뿐만 아니라 미국의 정보기관과도 관련되어 있다고 주장했다. 게다가 원작자인 앤서니 버제스는 영국의 정보국 출신으로, MK울트라 프로젝트를 목격한 바 있었다고 한다. 그것을 토대로 쓴 소설을 큐브릭이 선택한 건 결코 우연이 아니라는 주장이 대두되었다.



이외에도 그가 만든 영화에 대한 수많은 의미 부풀리기와 뜬금없는 의심들이 이어졌지만, 유작인 ‘아이즈 와이드 셧’에 대한 논란은 가볍게 넘길 수 없는 수준이었다. 이 영화에 등장하는 비밀스러운 난교 파티 때문이었다. 사회의 저명인사들이 망토와 가면을 쓰고 벌이는 ‘묻지마 섹스’ 파티는 일루미나티의 비밀스러운 섹스 의식에서 온 것이라는 설이 파다하게 돌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과거의 작품들이 환기되었다. ‘시계 태엽 오렌지’의 포스터는 노골적으로 일루미나티의 형상을 디자인 콘셉트로 삼은 것이며, ‘샤이닝’(1980)에 등장하는 캐릭터들이 손가락으로 동그라미를 만드는 장면들도 일루미나티에 대한 언급으로 읽혔다.

이런 주장들은 일루미나티의 일원이었던 스탠리 큐브릭이 용기를 내 그 정체를 드러내려는 영화가 바로 ‘아이즈 와이드 셧’이라는 결론으로 이어졌다. 그들은 사탄주의와 연결되어 있는데, 큐브릭은 이것을 영화에 펜타그램(오각형 별)을 등장시킴으로써 암시했다는 것이 음모론자들의 이야기였다. 특히 영화엔 톰 크루즈가 의상을 빌리러 간 곳에서 주인집 미성년자 딸이 성인 남자들과 다소 난잡한 성적 유희를 즐기는 장면이 나오는데, 이 대목은 일루미나티의 소아성애에 대한 은유라는 과격한 설도 있었다. 

문제는 그가 이 영화의 1차 편집을 끝내고 며칠 후에 세상을 떠났으며, 지금 우리가 보는 ‘아이즈 와이드 셧’은 워너 브러더스에서 편집한 버전이라는 사실이다. 공식적인 사인은 심장마비지만, 유족들은 큐브릭에겐 심장에 관련된 가족력이 전혀 없으며, 죽기 전까지 매우 건강한 상태였다고 주장하는데, 사망 타이밍과 당시 큐브릭의 건강 상태들을 종합해 암살설이 나돌기도 했다. 큐브릭이 편집한 ‘아이즈 와이드 셧’엔 일루미나티에 대한 치명적인 내용이 있었고, 이 사실을 일루미나티 조직은 비밀리에 그를 죽음으로 몰고 갔다는 것이다. 이후 그들에 의해 재편집이 이뤄졌고, 우리가 보는 건 바로 일루미나티 편집본이라는 것이 큐브릭 암살설의 골격이었다. 


워너 브러더스의 공식적 입장은, 등급을 낮추기 위해 섹스 장면 일부를 들어냈다는 것. 하지만 스태프 쪽에서 흘러나온 말에 의하면, 이 영화의 섹스 신은 그다지 수위가 높지 않았던 듯하다. 만약 음모론이 모두 사실이라면, 큐브릭은 이 영화에 어떤 메시지를 숨겨 놓았던 걸까? ‘아이즈 와이드 셧’의 디렉터스컷을 볼 수 없는 현실에서, 그 대답을 짐작하기도 쉽지 않은 질문이다.


김형석 영화칼럼니스트